현대 사회에서 혈당 관리는 단순한 다이어트 개념을 넘어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비롯해 혈당 관리를 위한 식사요법에 대한 관심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음식 먹는 순서를 바꿔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음식 먹는 순서가 혈당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혈당 스파이크
혈당 스파이크라고 들어보셨나요?
혈당 스파이크는 음식을 섭취한 후 혈중 포도당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르는 기준은 공복혈당과 입으로 음식이 들어간 시점으로부터 1시간 후에 측정한 혈당이 50mg/dL 이상 차이 나는 경우, 혹은 식후 2시간 이내에 혈당이 150mg/dL 이상으로 뛸 때를 말합니다.
혈당 스파이크의 원인으로는 1) 탄수화물,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인 흰빵, 흰쌀, 그리고 설탕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했을 경우 2) 많은 양의 음식을 한 번에 먹었을 경우 3) 식이섬유나 단백질의 섭취가 적었을 경우 4) 운동이 부족하였을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식단 관리입니다.
1) 정제된 탄수화물을 최대한 피하고 통곡물, 채소,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구성합니다.
2) 식사를 할 때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섭취하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도록 합니다.
3) 정해진 양의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으니, 규칙적인 식사를 하도록 합니다.
4) 꾸준한 운동은 체내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인슐린 분비가 원활해지도록 돕습니다.
우리나라는 밥을 주식으로 반찬인 단백질과 채소를 먹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래서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먹는 순서의 변화가 혈당 변화에 영향을 줄까요? 그에 대한 연구 논문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논문 리뷰
이 연구는 일차 진료소에서 제2형 당뇨병 외래환자의 혈당 조절에 대한, 영양사가 주도하는 영양요법(탄수화물보다 야채 섭취)의 5년 추적 관찰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충족하는 진단된 외래 환자를 모집하였고, 영양사 주도의 의료적 영양치료를 받은 환자(중재군) 138명과 영양사 주도의 영양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104명(대조군)을 대상으로 5년간 혈당 조절, 혈청 지질, 혈압, 당뇨병 합병증을 비교하였습니다.
중재군의 환자들은 1~2개월마다 영양사로부터 대면 영양상담을 받았고, 이 식사요법은 매 식사마다 먼저 야채를 5분, 그 다음 메인 요리를 5분, 마지막에 탄수화물을 5분 동안 섭취하는 음식 순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환자들은 야채, 버섯, 해조류를 생으로든 조리해서든 한 끼에 120g 이상 섭취하고, 가당 음료, 과자, 과일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받았으며, 감자, 호박, 옥수수는 일정량의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마지막에 섭취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5년후 중재군에서는 HbA1C가 8.5%에서 7.6%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인 반면, 대조군에서는 7.9%에서 8.0%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약물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두 그룹 모두에서 5년 후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강하제(OHA)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5년 후 중재군은 HbA1C가 8.2%에서 7.0%로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7.3%에서 7.0%로 큰 변화가 관찰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중재군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감소한 이유로, 탄수화물 전에 야채를 먼저 섭취함으로써 혈당 지수를 낮추었고, 야채와 메인 요리 후에 섭취한 탄수화물은 천천히 소화되어 대사 시 더 적은 인슐린을 필요로 하였을 것으로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중재군에서 5년의 장기간 식이요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야채 섭취 증가로 인해 식후 포만감이 증가하면서 허기감이 줄었고, 그에 따라 탄수화물, 스낵 및 가당 음료의 섭취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았습니다.
체중이나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식사요법은 장기간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음식을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당 변화가 보인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식사요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